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221금 우리는 누구나, 서로에게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대아침
2025.02.21
조회 225
114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
예전에는 전화번호부와 함께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였다.
전화번호를 모르는 곳이 있으면 무조건 114에 물어봐야만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상호만 검색해도 전화번호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114서비스를 별로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자 114 서비스는 휴대폰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지도 안내, 유명 맛집 안내, 가게 검색 등 노인들이나 
장애인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안내해 주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전환한 것이다.

어느 날 한 상담사는 말을 심하게 더듬는 고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난처했지만 상담사는 일단 고객을 
안심시키고는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발음해 달라고 부탁했다. 
고객은 한 글자씩 띄엄띄엄 "마... 스... 크... 파... 는... 곳"이라고 말했고, 
노력 끝에 상담사는 마스크 파는 곳을 안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고객이 갑자기 전화기를 붙들고 울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말을 심하게 더듬기 때문에 안내를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친절하게 안내해 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한번은 나이 든 고객이 전화를 걸어 보일러 기름 넣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했다.
강원도 폭설로 고립이 되었는데 기름 넣는 방법을 몰라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상담사는 얼른 알려 주겠다며 고객을 안심시킨 다음 인터넷으로 
보일러 기름 넣는 법을 알아내 천천히 안내했다.
고객은 너무 고맙다고, 오늘 밤엔 따뜻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앞으로 평생 114를 이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상담사는 저희가 오히려 고맙다고,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휴대폰으로 검색이 안 되는 게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114를 이용하는 고객도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114가 없어서는 안 될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직업을 가진 이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이가 서로를 돕고 있다.
서로를 고마워하면서 말이다.

*박지현의 <참 괜찮은 태도>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