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물 한 잔을 마신다.그리고 욕실로 들어가 양치질을 한다.
거기에 한 가지 습관을 더한다. 바닥에 방석을 깔고 그 위에 허리를 편 채,
적당히 편안하지만 긴장된 자세로 앉는다. 이어 눈을 감는다.
코끝에 지나가는 숨에 집중하고, 온몸의 미세한 감각을 천천히 알아차린다.
마음에서 올라오는 작은 감정들을 가만히 판단 없이 받아들인다.
나는 가벼운 명상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명상을 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각자의 목표나 화두가 있다.
보통 불안, 고통, 혼란, 산만, 권태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기 위해 많이들 시작한다.
하지만 내가 명상을 시작한 근원의 감정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무감각'을 깨우기 위함이었다.
아픔을 느끼는 방식은 동물마다 다르다고 한다.
고양이는 아픔을 느낄 때 미동조차 하지 않고
어두운 곳에 몸을 숨겨 스핑크스처럼 식빵을 굽는 모습으로 엎드려 있는다.
또한 외부의 자극에도 놀란다거나 귀찮아하는 등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이는 고양이의 생존 본능이라고 한다.
아픔이라는 약점을 내비치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무감각도 어쩌면 고양이와 같이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피어나는 감정들을 숨기거나 외면하고 싶지 않다.
모든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고, 다루고 길들여서 함께하고 싶다.
그래서 매일 아침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불편함을 마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나 이 시간들이 반복되어야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산책과 명상은 큰 공통점이 있다.
어디로 향하든 돌아올 곳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
밖을 나서서 결국 처음의 목적지로 돌아오듯, 마음의 길을 잠시 잃더라도
다시금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해 돌아오면 그만이다.
이는 커다란 마음의 위안이 된다.
앞으로 수만 번, 수억 번도 더 나에게 돌아올 예정이다.
또다시 마음이 멈추어 서려 하는 순간, 습관처럼 마음속으로 여러 번 되뇐다.
'얼마나 걸리든 괜찮아. 기다릴게.'
*김상현의 <매 순간 산책하듯>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