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삶에 지쳐
내 어깨에 실린 짐이 무거워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말없이 나의 짐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아주 가끔 일에 지쳐 한없이 슬퍼
세상일 모두 잊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말없이 함께 떠나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삶에 지친 내 몸
이곳저곳 둥둥 떠다니는
내 영혼을 편히 달래주며
빈 몸으로 달려가도
두 팔 벌려 환히 웃으며 안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온종일 기대어 울어도
그만 울라며 재촉하지 않고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나에게도 그런 든든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김정한 시인의 <아주 가끔 삶에 지쳐>
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이
유난히 지쳐 보이거든 말해줘요.
버스 안에서 이리 치고 저리 치는 날엔
창밖의 멋진 노을이 될게.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운 날엔
버스정류장의 작은 벤치가 될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기대어 쉬어 봐.
금방 괜찮아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