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졸업반의 중얼거림
다시시작해
2025.04.02
조회 22
점심을 동료와 먹으면서 불쑥 튀어나온 말.
사무실 근무하러 나올 날이
나는 2025. 12월 말까지, 동료는 2026. 6월 말까지 임을 다시 확인했다.
대학을 다니고, 군대 다녀오고, 복학하고, 취업하고...
그 일련의 일들이 아직도 생생한 엊그제의 일 같은데,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 정년퇴직을 맞은 것이다.
아직도 실감은 나지 않는다.
글쎄! 구직급여를 받기 시작하면 실감이 나려나.
선배들 중에는 퇴직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 퇴직하지 정말 싫어하던 사람 등 2부류로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아직은 퇴직이 빨리 왔으면 하는 전자에 속한다.
36년 동안 직장 생활하면 되었지 더 이상 뭐가 아쉬운가!
아쉬운 부분을 억지로 찾아보자면 청춘을 다 바친 직장을 빠져나간 다는 허전함이랄까.
이따금씩 직장 생활한 것을 파노라마처럼 생각의 필름을 돌려본다.
승진, 임금 인상, 표창 등이 왔을 때는 기뻤고, 어려운 업무와 어려운 고객, 그리고 간혹 찾아오는 슬럼프와 회의감은 직장에서 발을 빼버릴 뻔한 위험한 순간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 숱한 굽이굽이 길을 지나 돌아 퇴직이란 관문까지 무사히 온 나 자신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나의 퇴직과 대학 졸업이 겹치는 아들이 생각나 아침 인사를 확인해 보지도 못한 데 겹쳐서 점심 인사 문자를 또 보내본다.
아빠는 자알 퇴직, 아들은 자알 입사~~
오케이~~라는 답 문자를 받았다.
신경 쓰이고 어쩌면 짜증도 날 법한 내 문자를 흔쾌히 잘 받아쳐주는 아들놈이 고맙다.
이제는 회사에서도 정말 인사만 하고는 입을 다문 채 없는 듯 지내는 날이 더 많아진다.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퇴직을 하고 나면 경제적으로 힘이 들것은 맞을 것 같다.
꼬박꼬박 나오던 수입이 나오질 않고, 연금을 받기 시작할 나이도 몇 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모아진 것과, 퇴직금을 합쳐서 곶감 빼먹듯 하다 보면 위협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식도 대학만 졸업한다고 끝이 아닌 세상이 된지도 오래되었고.
소원을 들자면 자식이 빨리 취업하기를 바라본다.
나도 정년퇴직 후에는 임금의 액수를 떠나서 하루 종일 풀가동하는 노동 말고 파트타임으로 일할 마음은 있다.
인생에서 초등학교 졸업반부터 수없는 졸업반을 경험했지만,
모든 단계에서 졸업반에게는 항상 초조와 불안이 따라오는 것 같다.
매번의 졸업이 다르고, 졸업 이후의 밟을 계단이 전부 다르기 때문이리라.
지금까지 잘 헤져 나왔으니, 이번 졸업도 잘 헤쳐나가리라 스스로 토닥거려본다.
잘할 수 있지? 그럼! 잘 할 거야!

신청곡 : 황규영- 나는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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